신박하네 고대 아이템 여름사냥 선풍기

이사 온 지 한 달이 다돼 간다. 난 하루종일 창고에 있는 것들을 찾아 닦고 씻고 고치고 생명을 불어놓고 있다.

불현듯 시골집 창고에서 뜻밖에 물건 하나를 찾았는데.. 

그 이름은 바로 여름사냥 선풍기!

영농한 녹색 선풍기,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내가 곧 청소하고 고쳐주리라.

 

여름사냥 선풍기

 

더위사냥 아이스크림을 보았지만 여름사냥 선풍기는 난생처음 본다. 창고에서 먼지 묻은 채 꺼내어 겉을 요리조리 잘 닦고..

 

 

으라차차! 안전망 커버 분리는 어찌나 빡빡하고 어려웠던지..

겨우 분리하긴 했지만, 추운 밖에서 손가락이 얼얼 아파 혼났다.

 

여름사냥 선풍기 헤드

밖에서 1차 청소하고 깨끗이 닦고 날이 새고 추워서 이제 방으로 들고 와 한번 전원을 켜보니 엄청난 고주파 소음.. 그렇게 2차 청소를 위해 뒷커버 뚜껑을 열고 이리저리 청소하고 잠시 현관문을 열어 그 앞에서 PC청소를 위해 과거 사놓았던 먼지제거용 콤프레샤로 시원하게 먼지를 날려준다. 

 

먼지제거 콤프레샤

또한 다이소표 윤활방청제를 뿌려 모터가 더 부드럽게 돌아가게 만들었는데.. 다시 전원을 ON 하여 켜보니 확실히 소음이 3분의 1로 줄었다. 오 좋아 좋아. 이제 좀 쓸만하군..

 

 

헌데 헤드를 받치는 목부분이 뭔가 이상하다. 금이 가있어서 나사를 풀고 우선 본드로 땜질한다. 

 

신박하다 선풍기에 모기향

 

제품명 : SF-14G77 

권장소비자가격 : 69,000원! 권장소비자가격 스티커가 붙어있는 게 신기하다. 역시 오래됐다는 것인가..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뒤에 뭔가가 있었다. 동작과 정지를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었는데.. 오른쪽에 경고 문구를 보니 그것은 바로 네모난 홈매트 전자 모기향을 꼽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오~ 이거 참 신박하다. 선풍기가 모기 사냥도 한다. 그래서 여름사냥인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여름모기 이제 안녕!

 

 

이 신박한 선풍기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인터넷을 요리조리 검색해 보니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SF-14G67G 모델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선풍기는 뒤에 모기향 피우는 장치가 달려있지 않았다. 내껀 SF-14G77 모델이라 번호가 더 크니 개인적으로 상위 버전의 고급 선풍기로 보인다. 아마도..

 

근데 웃긴건 SF-14G 모델들이 1997년식이라는 정보를 찾았다. 그렇다면 IMF때 만들어졌던 모델들인가.. 이런, 그럼 이 선풍기가 못해도 27년째 고장 없이 살아있다는 것인데.. 충격..

 

 

으어, 갑자기 1990년대 후반 유행했던 이 문구가 생각난다.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요즘은 스마트 선풍기고 뭐고 많이 있지만, 지금도 고장 없이 작동하는 삼성 선풍기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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