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시원한 가을을 맞아 여동생 가족들이 부모님 집을 놀러 왔는데, 나도 그곳으로 가서 그들을 만난다. 또한 겸사겸사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간단한 블루투스 노래방 마이크 기계와 목 마사지 기기, 때마침 텃밭에서 수확한 망고 수박을 가져갔는데..
매제는 아쉽께도 일 때문에 먼 집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여동생과 조카들만 남아 부모님 집에서 함께한다. 조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삼촌 모두에게 판박이 스티커를 붙여주고, 웃음꽃이 활짝 피는데..
난 부모님께 가져간 블루투스 노래방 마이크와 목마사지기를 작동도 해보고 동작방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렇게 첫날 하루 시간이 금방 흘러가고 저녁 식사시간이 되니 내 어머니는 음식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난 어머니를 도와주려 안간힘이다. 겨우 차려진 저녁식사, 항상 생각하지만 여동생 식구들이 오면 달라지는 내 어머니의 음식은 정말 최고의 집밥이다.
그렇게 최고의 집밥을 먹고 후식으로 내 망고 수박을 잘라봤는데, 첫 수확한 망고보다 무게는 작았지만 쩍 갈라지며 보이는 노란 과육, 살짝 잘라먹어보니 정말 달고 맛있었다. 그리고 조카들이 좋아하고 잘 먹어서 텃밭 농부인 나는 뿌듯해한다.
다음날이 되자, 이제 밖을 드라이브하려고 모두 기대가 많다. 특히 조카들.. 원래 매제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하루 종일 매제가 베스트 운전사가 되겠지만, 오늘은 운전면허 경력 거의 30년 차의 내 어머니가 베스트 운전사가 된다.
그렇다 내 어머니는 여동생 가족들이 오면 음식도 운전도 한시도 쉴틈이 없는 슈퍼 우먼이다. 내가 운전한다고 해도 절대 운전을 맡기지 않는 내 어머니.. 가끔은 내가 어머니 건강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가족들이 워낙 바닷가에서 뭔가 잡는 것을 좋아하여 결국 오늘은 갯벌에서 조개를 잡기로 한다. 다행히 물때는 잘 맞았고 갯벌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처음 간 어느 해변에서는 조카들이 노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근처에 씻을 곳도 없는데 짠물에 들어가 버리는 참사가 일어나 버리고 내 여동생은 오만 인상을 다찌푸리며 아이들을 혼낸다.
다행히 차에 예비 물통에 물이 있어 대충 아이들을 씻겨 차에 태우는데, 결국 이 해변은 포기하고 편의시설이 있는 전북 고창 구시포 해수욕장까지 가게 된다.
그날은 날이 조금 흐렸는데, 비가 가끔 내렸다. 하지만 탁틔윈 바다, 멀리 보이는 예쁜 등대와 더불어 기분은 좋았는데.. 우리 가족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뭔가 열심히 캐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그리고 가끔 낚시꾼과 외국인들도..
이제 호미와 삼지창을 들고 본격적으로 갯벌에 뛰어드는데, 아버지는 역시 이런 것도 하기 싫어한다. 그저 근처만 걸어 다니다 바라만 볼뿐.. 하지만 조카들은 뭔가 캐는 것보다 바다에 뛰어드는 게 첫 번째인 거 같다. 난 결국 조개 캐는 것을 멈추고 조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조카들이 자꾸 바다로 들어가니 나도 덩달아 들어가서 아이들 통제하다 옷도 다 젖고 만다.
그렇게 잠시 볼일 보던 여동생과 어머니가 갯벌로 돌아왔으니, 조카들도 이제 여동생 옆에서 놀고 나도 이제 조개들을 캘 수 있었다. 그와 중에 또 맑은 하늘에 비가 살살 오더니 난생처음 쌍무지개도 보고 기뻤는데, 땅을 파도 파도 나오지 않는 조개들.. 겨우겨우 몇 개 건졌다.
조개에 눈이 뒤집혀 땅만파고 다니다 순식간에 저녁에 가까워졌는데, 어느 순간 지평선 너머로 보이는 저 멋진 붉은 노을에 눈이 너무 부셨고 따뜻하고 포근한 에너지를 느끼게 되는데, 하루의 축복을 다 받은 느낌이랄까? 기분이 묘하고 엄청난 경험이었다. 와 이래서 노을을 보려 서해 쪽 바닷가를 오는구나..
고창 구시포 해수욕장, 식당과 씻을 곳도 있고 편의 시설이 좋다. 노을 속 낭만을 원하는 커플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바닷가다.
아무튼 그곳에서 조카들의 방해에도 다행히 멋진 사진 몇 장 건졌고, 조개도 대충 먹을 만큼 캐서 집에서 해감 후 맛있게 먹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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