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 첫 고양이 루나와 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아, 내 집 담벼락을 타고 겁도 없이 넘어온 흰 고양이가 있었으니.. 외모는 근육질에 내 첫 고양이 흰색 루나와 비슷하고 한 가지 특이한 건 눈색이 다른 오드아이 고양이였다는 것인데..
오드아이라 무척 신비로워 보였다. 다만 눈곱 때문에 닦아주려고 가까이 가면 정색을 하고 뒤로 물러나버려 닦아주기 엄청 어려웠다.
이 고양이도 참 웃기다. 루나가 자주 돌아다녔던 복도에서 갑자기 바닥에 몸을 비비며 장난을 치는데.. 영역표시이거나 아직 남은 새끼 고양이 루나 채취가 그 고양이를 기분 좋게 하는가 싶었다.
내 튀르키예(터키) 팔로워가 이 고양이 사진을 보자마자 놀랜다. 그녀가 말하길 이 고양이는 튀르키예에서 신성시되는 고양이로 이름은 터키시 반(Turkish Van) 고양이라 부르는데, 희귀성 있는 고양이라며 잘 보살펴주라고 조언해 줬다.
궁금함을 못 참아 이 고양이에 대해 알아봤는데,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가 인접한 남동부 쪽 고원의 반 호수에서 발견되는 고양이로 눈은 호박색 또는 푸른색을 띠거나 이처럼 희귀한 오드아이를 갖고 있다고 한다. 호수에서 사는 종이라 특히 물을 좋아해 수영을 잘한다고 하는데, 이 품종의 순종 반 고양이는 튀르키예 내에서도 멸종 위기 종이라 반출 금지로 엄격하게 통제되는 보호종이며 연구실에서나 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외국에 퍼져있는 반고양이들은 19세기말 오스만제국의 술탄 압뒬하미트 2세가 궁에서 기르던 새끼들 중 한쌍을 그리스 대사에게 선물하고 부터 그 후손들이 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근데 그런 고양이가 왜 이런 누추한 시골에서 떠돌고 있는 것인지 의아했다. 누군가 키우다가 어떤 사연이 있어 버린 듯 보이며.. 다행스러운 건 마을 사람들이 이 고양이를 잘 돌보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이웃에게 이 오드아이 고양이에 대해 물어보니 윗동네 아주머니가 키우려고 먹을 것으로 자주 유혹하고 있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한다.
그나저나 인터넷을 어찌 검색해 보니 이 터키시 반 고양이를 분양하려면 보통 200~300만 원 이상은 기본인 거 같은데, (어쩌면 불법 분양) 거기에 희귀한 오드아이는 400만 원까지 가격이 뛰는 듯하다.
정말 이상하단 말이지, 이런 고양이가 왜 내 집에 찾아오나. 이 터키시 반 암 고양이는 이웃주민 말을 들어보니 이 마을 고양이들의 왕이라고 한다. 고양이들의 왕답게 가끔 전략적 친화적으로 내 집안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밥 달라고 가끔 울기도 한다. 언제 봤다고..
이 오드아이 고양이에 대한 한가지 슬픈 비밀이 있는데, 눈색이 변한 쪽은 청력이 좋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눈색이 변하는 것인데, 이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면 청력도 좋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밥을 다 먹으면 내 집 담벼락에서 망을 보는 터키시 반 고양이, 호기심도 많고, 복도에서 잠도 자고, 놀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이 고양이가 내 집에 잘 찾아오지 않는다. 아까말한 윗동네 아주머니가 결국 입양한 걸까.. 살짝 걱정이 되지만 고양이 왕을 믿어본다. 가끔 한주에 여러 번, 또는 한 달에 한번 주기적으로 볼 수 있던 건강하고 붙임성 좋은 예쁜 고양이였기 때문에 분명 잘 지낼 거라 믿는다.
그렇게 루나가 없는 시간에 이 반 고양이로 인해 조금 위로를 받았고 다시 텃밭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심 이 반고양이를 기다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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