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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꾸기에 정신이 없던 6월, 어머니는 느닷없이 흰 새끼 고양이를 주고 가셨다. 처음에는 집에서 키우려 방에 놔둬보기도 했지만 갑작스럽게 준비할 겨를도 없이 생겨난 고양이로 인해 배변처리와 호기심에 이것저것 뜯어먹는 새끼 고양이의 장난에 난감했었다.

 

 

새로온 흰 새끼 고양이

 

빨래건조대에 내 속옷들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에 바로 구멍이 났고 온 방은 난장판이 되어갔는데.. 그시기 몇 주간 내 집에서 요양하시던 아버지도 불편해하셔서 날도 따뜻해 결국 밖에서 키우기로 한다.

 

 

원래 잘찾아오던 노란 고양이

 

 원래는 자주 방문해 밥을 얻어먹던 노란 무늬 고양이가 있었는데, 흰 새끼 고양이가 있는지 어떻게 아나 더 이상 방문하지 않았고.. 새끼 고양이를 문앞 복도에서 예비 박스에 키우기 시작한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고양이는 개보다 가벼운 지갑에서는 키우기가 까다로워 보였다. 캣타워도 마련하고 이런저런 간식과 장난감들도 구입하려 했지만 고민하며 결국 미루고 미룬다.

 

 

박스안에 나있다

 

고양이는 난생 처음 키우는 지라 도통 성별을 알 수가 없었는데, 누워서 장난치는 새끼 고양이에 대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고양이들을 키우는 팔로워들에게 물어본다. 결국 이 새끼 고양이가 암컷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먼저 암컷에 맞는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밤하늘에 뜬 달을보니 좋아 루나가 좋겠다

 

처음엔 고양이가 흰색이라 백설이나 백설기로 하려했다가 때마침 시골 밤하늘에 달을 보고 흔하지만 분위기 있는 '루나'로 짓기로 한다. 

 

난 루나와 자주 놀아주려 노력했다.

 

 

장난 많은 루나
나무타는 루나

 

루나도 다행히 사료도 잘먹었으며 마당 생활에 잘 적응했고 자유롭게 뛰어놀며 나무도 타고 배변도 스스로 잘했는데, 재미있는 건 봉선화 꽃에 몰려든 벌들에게 호기심을 느껴 냄새 맡다 코를 쏘여 "끼앵!" 거리는 작고 귀여운 소리가 어찌나 웃기던지.. 아마 4번 이상 쏘인 거 같다.

 

 

벌에 호기심 보이는 루나

 

그렇게 루나가 처음올때보다 조금 커지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는 수박밭에 수박들이 잘 자라고 있을 때인데.. 수박밭에서 일하고 있을 때 루나는 나를 따라와 수박밭에서 뛰고 점프하며 수박 잎과 다른 작물들을 꺾어놓기 시작한다. 첫 수박재배를 하며 수박을 애지중지 키우던 난, 수박농사 망할까 봐 숨바꼭질 하는 장난기 많은 루나를 잡으려고 정신이 없었는데.. 루나로 인해 도저히 수박농사와 다른 텃밭 일에 집중할 수 없어.. 어머니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슬픈표정하지말아요 내 손에 상처내고 혼난 후

 

또 한때는 아침에 루나가 내 집 유리 창문에서 날 찾곤 했는데, 내가 일어나 인기척이 들리면 문 열어 달라며 방충망을 발톱으로 훼손하여 엉망 된 방충망 복구 작업하느라 나의 아침일을 더 만들어놨다. 또 어떤 때는 나무를 타던 루나를 잡다가 루나가 심하게 할퀴어 손에 작은 흉터가 생기는 상처가 나기도 했으니..

 

 

루나 목욕 끝

 

그렇게 난 날마다 아기 같은 루나와 요양 중이던 아버지 돌봄으로 인해 텃밭일에 집중 못하고 뭔가 더 피곤하고 예민해져 갔다.

 

그게 쌓이고 쌓여서일까. 내가 의견도 말하기도 전에 결국 어머니는 안 되겠다 싶어 내 집에 와서 루나를 원래 태어난 곳으로 데려가고 만다.

 

사실 난 인스타그램에 루나에 대한 계정도 만들었고 일상을 날마다 기록하려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별하게 되어 너무 슬펐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필 그날 강한 소나기는 뭐란 말인가..

 

 

날 부르는 루나

 

루나에 대해 알던 외국인 팔로워들도 모두 슬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떠나면 안다고 했나? 날 졸졸 따라다니던 고양이 없는 다시 조용해진 시골집에서 며칠간 기분이 한참 우울했다.

 

 

그르릉 루나 심장뛰는소리

 

그리고 거의 한 달 동안 기록했던 내 핸드폰 사진첩 속 사진과 비디오들.. 보고 있으니 정말 난 그 매력적인 고양이에 대해 너무나 잘 몰랐고 잘 보살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컸다.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 고양이라서 그렇게 활동적이었고 날 아빠로 알고 잘 따라줬던 거 같은데, 난 왜 그것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이 부족했을까..

 

 

루나가 최면 거는중

 

루나를 다시 데려오고 싶었지만, 어머니에게 루나가 나무도 잘 타고 잘 뛰고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만 듣고 다시 데려올 수 없었다. 루나가 원래 돌아간 그곳은 강아지 닭 고양이 등 여러 동물들이 많은 농장인데 차라리 그곳에서 지내는 것이 더 나을 거라 생각해 다시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예쁜 내 첫고양이 루나 잊지않을께

 

너에 대한 기록은 내가 잘 간직할게, 내 인생 첫 고양이 루나 절대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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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운명인 건지..

 

 

오드아이 VAN고양이 (터키시반)

 

이 마을에서 처음 보는 또 다른 흰고양이가 내 집에 나타나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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