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년 정도 된 컴퓨터가 몇 주 전부터 윈도우의 첫 시동 후 바탕화면 진입 때마다 자주 멈췄다. 그러다 가끔 윈도우가 잘될 때면 저장도 잊어버리고 열심히 적은 블로그 포스트가 자꾸 먹통이 되는 바람에 몽땅 날아가는 수모를 겪어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결국 셧다운의 불안함으로 인해 블로그에 소홀히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버지의 환갑에 맞춰 여동생의 가족들이 내려왔다. 귀여운 조카들 든든한 매제..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환갑은 집에서 간단히 치렀는데 여동생이 많은 것을 준비해와서 좋은 환갑잔치가 이뤄졌다. 그렇게 기념일을 치르고 매제도 수익성 블로그를 하고 있는 차라 매제는 나의 컴퓨터를 고쳐 보려고 애쓴다. 둘이 내 컴퓨터를 테스트하고 본체를 켜보지만 역시나 윈도우 들어가기 전이나 윈도우 바탕화면 전에 화면이 멈춰버린다. 그래서 다시 컴퓨터 셋업 설정에서 usb부팅 설정하고 usb로 윈도우를 설치하는데 그때는 아무 이상 없이 잘된다. 하지만 다시 윈도우를 들어가면 모니터가 꺼지던지 먹통이 돼버린다. 그러다 DVI 케이블 전용 32인치 모니터가 문제인가 해서 매제의 노트북으로 테스트해보지만 원래 사용하던 모니터는 아무 이상 없다.
나는 나름 짧은 지식으로 가정 내 접지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컴퓨터가 자주 숏 다운이 되고 멈추는 걸 알고 있기에 집 전체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내방 콘센트의 접지를 확인 해보았지만 잘 돼있다. 정말 알 수가 없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한참 생각하다가 전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그래픽카드가 일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결국 범인을 파워 서프라이와 사운드 칩이 안 좋은 메인보드를 원인으로 지정하고 만다. 결국 매제와 내 3년 된 컴퓨터는 고칠 수 없었고 '역시 중소 브랜드 완제품 컴퓨터는 믿을 수가 없구나' 하며 불평을 한다. 정말이지 내가 컴퓨터를 수도 없이 고쳐봤지만 이렇게 답이 안 나오는 컴퓨터는 첨이였다. 그렇게 매제는 내가 안타까웠는지 조건을 건 선물을 주문하려 한다. '형님, 블로그 하루 3포 한다고 약속하신다면 제가 고장 난 부품사 드릴게요.' 하루 3포.. 앞이 캄캄하다. 하루 1포에도 하루 종일 고민하고 정보의 나라에서 허우적 되는 나에게 하루 3포라니 결국 인내심이 있으니 해보겠다고 했다. 나와 매제는 공통된 꿈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서는 아주 잘 맞다. 정말 고마운 인연이다. 그렇게 그는 고장 났다고 1순위로 믿는 메인보드를 바꿔주기로 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구입하려는 메인보드로 인해 ddr3 램에서 ddr4 램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구입해야 했고 메인보드에 맞는 비싼 CPU를 다시 구입했기에 돈이 엄청 깨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최신 스타일의 케이스, 포스트 타자 소리를 감추게 하는 무소음 키보드와 마우스 세트, 이것만 해도 40만 원이 다 넘어갔다. 매제가 보기에는 그래픽카드와 파워는 아무 이상 없는 거 같다고 말하여 그것들을 뺀 나머지를 그렇게 주문을 하고 여동생의 가족은 다 돌아갔는데.. 며칠 후 기대하던 부품들이 집으로 도착한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도착한 새 케이스에 메인보드를 조립하고 전에 사용하던 600w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한다. 구입한 cpu와 램을 꼽고 SSD와 HDD 하드디스크를 장착한다. 그리고 파워 선들을 정리하고 케이스의 프런트 선들을 잘 꼽아준다. 그렇게 하드웨어 조립은 다맞치고 다시 USB 부팅에 USB윈도우 설치를 하는데.. 이런, 또 똑같은 증상이다. 왜 윈도우 바탕화면 가기 전에 자꾸 멈추는 건가. 끝까지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그래픽카드와 CPU에 열을 식혀주는 서멀구리스도 발라보고 먼지 제거도 해보고 본체를 쉴세 없이 껐다 켯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똑같은 증상이다. 난 정말 멘붕이 왔다. 본인은 컴퓨터에 대해 많이 알고 본체 조립에는 자신 있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답이 안 나오는 본체는 봐본적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내가 처음에 직감한 파워 서플라이를 교체하기로 마음 먹었다. 나름 또 짧은 지식으로 그래픽카드의 전력 공급을 원할하게 하지 않은 뻥파워(가짜파워)가 범인이구나 하며 '이런 싸구려 뻥파워 괜히 사서 달아서 메인보드도 고장난거야' 하며 결국 스트레스가 쌓여 독단적인 판단으로 원래 파워는 집앞 재생 창고에 가전제품 보관함에 버리고 비싸고 안전한 파워 서플라이를 주문하고 말았다.'매제 나 파워 구입했어. 파워가 문제 인거 같아' 결국 새 본체 조립은 늦어졌고 몇일이 지나고 새로 구입한 파워 서플라이가 오게된다. 신났다 이제 오늘 정말 본체가 고쳐지는 건가. 구입한 믿음가는 다나와 추천 파워 서플라이를 새 본체에 꼽고 선도 정리하고 다시 본체를 켜보는데.. '아..!' 정말 우주끝까지 괴음을 지르고 싶었고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 머리는 한대 맞은듯 어지러웠고 혈압이 상승하였다. '뭐야 증상이 똑같잖아.' 정말 땅이 무너지는거 같았다. 결국 파워 문제가 아니였던 것이다. 급 피로해지기 시작했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정말 이렇게 답이 안나오는 컴퓨터는 첨이였다. 무의식적으로 한마디 한다 '아~ 나 암 걸릴 거 같아.'.. 그대로 몇십 분을 누워 쉬는데.. 머리는 정말 복잡하다. '아까운 내 돈 왜 산 거지? 이거 새로 산 메인보드가 고장 난 건가? 과전류나 전자파가 본체로 침투해서 새 부품들이 망가졌나?'
그러다 다시 그래픽 카드를 쳐다보는데.. 무의식적으로 DVI 단자를 보았다. '아니 뭔가 좀 이상한데.. 끝에 접촉 부분에 쇠가 하나없네?' 원래 없는 건가하여 다른 그래픽 카드 단자와 비교해본다. '이건 있는데..'하며 전에 사놓은 HDMI to DVI 케이블을 이용해 그래픽카드에 HDMI단자로 바꿔끼고 원래있던 모니터에 꼽아서 본체를 켜본다. 윈도우가 시작되기 시작하는데 바탕화면이 들어가더니 잘작동한다. 그렇다. 이 모든 원인이 그래픽 카드의 DVI단자 불량이였던 것이다. DVI단자 모니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래픽카드도 그 단자를 이용했는데 이것도 문제였던 것이다. 그제야 재활용 창고에 뻥 파워라고 누명이 씌워져 버려진 나의 아무 죄 없는 파워를 찾으러 갔지만.. 역시 한국인은 뭐든 빠르기 때문에 좋은 건 아주 잘 가져가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난 뭐든 깨끗이 사용하기 때문에 흠 하나 먼지 없이 새것 같은 파워 서플라이가 유독 잘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운 누군가는 내가 버린 그 파워로 인해 즐거울 것이다. 나는 오늘 많이 느꼈다. 손해가 생기지 않으려면 인내하더라도 조급해지지 말고 차분해져라고..
이제 나름 다시 열심히 블로그 포스트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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