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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억울하고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늘은 조금 여유가 있어 저녁 전에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누볐는데 날씨는 조금 더워 땀이 났지만 화창하여 기분은 아주 좋았다.

 

 

예쁜 구름들이 만들어진 하늘도 보고 사진도 찍어보고 신나게 룰루랄라 하며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침에 먹을 과일들이 없어 장 볼일이 생겼다. 마침 집 근처 새로 생긴 마켓에서 아침에 먹을 과일들을 사러 간다.

이곳을 도착하니 나름 과일들이 저렴한 편이라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구입하기로 마음먹은 싸게 파는 사과가 아주 작은 바구니에 여러개씩 위태위태 쌓여있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조금은 깨끗하지 못한 사과들이었는데 나름 더 나은 것을 찾으려고 그 근처에서 잠시 둘러보았다. 그러다 내 옆에 있던 어느 부부가 과일을 이야기하면서 고르다 사과를 만진 거 같다. 그러더니 잠시 후 시간차를 두고 내 앞에 쌓인 바구니의 사과들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난 나름 내 앞에서 일어난 일이라 착한 마음으로 다시 사과들을 그 작은 바구니에 원래대로 쌓아 올려주고 있는데..

 

저렴하게 팔면 뭐해

 

이게 웬일.. 뒤에서 언제부터 지켜보았는지 모르지만..

키 큰 젊은 남자 직원이 뭔가 잡은 양 하는 말이 '다시 또 그러시지 마세요!'

난 황당해서 말문이 막힌다. '네?'

(내가 뭘 했다는 거지? 내가 뭐 잘못했나?)

그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나는 순간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참 황당했다.

평소 내 성질대로 라면 직원에게 바로 확실하게 어필했을 테지만,

막 자전거를 타고 와서 말할 체력이 소모되고 태어나 난생처음 겪은 일에 어안이 어벙벙하였고 황당하여

'쌓인 게 무너져서 도와주려고 만진 거예요.'라며 짧게 어물쩍 말을 하고 넘어가고 만다.

내가 곰곰이 생각 하기엔 그 직원은 내가 다른 바구니의 사과를 바꿔치기하거나 더 넣어 구입하려고 한 걸로 착각한 거 같았다. 정말이지 그땐 당황스러워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가게에서 사과랑 바나나를 구입하고 빠져나왔지만 집에 와서 생각하니 무척 화가 났다. 아니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했지? 하며 오늘 하루 좋았던 기분이 한순간에 다 사라져 버렸다.

 

이깟 저렴한 사과가 뭐라고.

 

또 이런 생각도 해본다. '착한 일만 하면서 세상 살기는 어렵구나.' 그 남자 직원 같이 짧은 시야를 갖은 사람들이 공권력을 행사한다면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받으며 살아야 할까...

밤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순간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그 치욕스러운 장면으로 다시 돌아가 직원에게 욕한 바가지를 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나에 대해서도 자책한다. 왜 그때 눈 똑바로 뜨고 강하게 어필하지 못했냐며..

 

직원님 오늘 찍은 손가락 모양의 구름이에요. 구름 드세요.

 

개인적으로 마켓의 그 젊은 직원이 마음에 안 든다. 전에 갔을 때도 뭔가 감시하는 듯하여 눈빛이 이상하더라니..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겠는가. 또 금방 잊어버리고 저렴하면 다시 찾는 한국인의 특성을..

오늘밤 참을 인을 세 번 외치며, 지나간 일이라며 마음을 가다듬고 긍정적으로 화를 참으려 애를 쓴다.

2020/04/23 - [정보 & 상식/건강] - 화를 다스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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