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서의 지각 변동, 6개월후 공인인증서는 폐지됩니다.

공인인증서가 도입 2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공인인증서는 1999년 인터넷 활용 초창기 때 정부와 금융기관 홈페이지의 본인 인증용으로 처음 도입됐습니다. 이런 오래된 공인인증서는 아직도 정부 관련 사이트에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했는데요. 때문에 최근까지도 발급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불편함 투성인데요. 발급 과정이 복잡하고, 휴대용 저장장치를 들고 다녀야 할 때도 있었고 PC와 스마트폰 간의 상호 호환이 좋지 않아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아왔었습니다. 그러다 큰 이슈가 생기기도 합니다. 2014년 3월에는 드라마 한류를 타고 온 외국인들이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의 장벽으로 인해 그 당시 SBS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에서 주인공 천송이(전지현)가 입은 일명 ‘천송이 코트’ 구매를 포기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로 인해 공인인증서 비판 여론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이후 정부 주도로 제도적 개선이 조금씩 이뤄지다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공인인증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입법 과정이 현실화되었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코트'

 

결국 2020년 5월 20일 국회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로 공인인증서가 폐지결정 되자 금융결제원은 유효기간이 3년으로 자동갱신이 되는 새로운 인증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인증서 비밀번호 간소화, 유효기간 연장 및 자동갱신 구현 등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자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인증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은행과 공동으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일명 '신인증서비스'는 기존의 공인인증서 발급이 은행별로 절차가 복잡하고 상이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절차를 간소화하고 단일화하기로 하였는데요.
금융결제원이 주도하는 새로운 인증서의 기본적인 틀은 인증서 유효기간이 3년이며 기존에 갱신 시기에 고객이 직접 갱신해야 했던 공인인증서와 달리 자동으로 갱신된다고 합니다. 인증서 보관도 기존에는 하드디스크 또는 USB 메모리와 같은 이동식 디스크 등에 보관했지만 이번 인증서는 일부는 고객의 단말기 보안 영역에 보관 가능하고 대부분 금융결제원 클라우드에 보관되는데요, 클라우드를 연결해서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절차가 필요했던 기존 인증서와 달리 이동과 복사를 할 필요가 없게 되어 좀 더 빠르고 편안한 인증을 할 수 있으며, 인증서 비밀번호는 안면, 홍채, 지문, PIN(6자리 숫자), 패턴 등으로 하고 이용범위도 은행, 신용카드, 보험, 정부 민원사이트 이용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공인인증서 폐지 시행은 언제?

절차상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공포가 돼야 합니다. 통상적인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5월 말이나 6월 초쯤에 공포될 전망입니다. 개정안은 법으로 공포 후 6개월 후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공인인증서 폐지법은 올 연말쯤 시행될 예정입니다.

▶폐지 시행 후 바뀌는 점?

'공인전자서명'이란 표현은 '전자서명'으로 바뀝니다. 또한 공인인증서가 폐지된다고 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금융 거래 시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도록 했지만 이제는 필수가 아닙니다. 계좌조회, 소액 송금 등을 할 때 공인인증서는 필요가 없습니다. 지문, 홍채 인식, 얼굴 인식, 패턴 등의 다양한 신분확인 등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로그인을 해 이용이 가능하고 공인인증서는 여러 로그인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다만, 아직 온라인으로 대출을 진행하는 경우 개인 대출에 필요한 재직 정보나 소득정보를 국세청이나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받아야 되므로 공인인증서가 필요합니다. 또 연말정산을 위해 국세청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해야 할 때도 공인인증서가 필요한데 이번 법 개정으로 이 조차도 다른 사설 증명서를 통해 곧 로그인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금융거래를 위한 전자서명에는 금융결제원 등 공공기관이 발급하는 '공인전자서명'과 민간기관이 발행하는 '사설 전자서명'이 있는데 이번 개정안은 공인전자서명에서 '공인'의 개념을 삭제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폐지 시행 후에도 사용하던 공인인증서는 계속 사용 가능하며, 후에 새로 만든 인증서는 3년으로 유효기간이 늘어나 1년마다 공인인증서를 갱신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지고 범용 공인인증서를 사용했던 고객의 경우 연 4400원의 이용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안녕잘가 공인인증서

 

이번 개정안으로 6개월 후 폐지법 시행으로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의 구별이 없어지면 기존 공인인증서는 사용이 불편하여 편리성이 뛰어난 사설인증서에 밀려날 가능성이 매우 큰데요. 2017년 6월 시장에 진출하여 5월 현재 이용자 수 1000만 명을 가진 '카카오페이', 통신 3사(SK. KT. LG U+)가 핀테크 보안 기업 아톤과 연합해 지난해 4월 만들어 출시 9개월 만에 발급 건수 1000만 건을 돌파한 ‘PASS’,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2018년 8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만든 ‘뱅크 사인’등, 기술력과 편의성으로 무장한 민간 사업자들은 전자인증서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개정 시행까지 앞으로 6개월 남았고, 신경 쓸 일은 없을 듯 보입니다. 폐지 시행 후에도 기존 공인인증서는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불편하다면 자기가 원하는 사설 인증을 이용하셔도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