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고 날은 여전히 무척 춥다.
젊었을 땐 마냥 좋았던 눈, 하지만 다 큰 어른이 되니 현실적으로 더 이상의 눈이 오지 않아 다행인듯 싶기도 하다.
12월 24일, 한류에 빠진 호기심 많은 외국친구들에게 내 지역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보여주기 위한
출사 외출을 감행한다.
목표는 예쁜 성탄트리가 있는 문화전당 역이지만,
걸어가면서 풍경을 볼 겸 지하철을 타고
미리 금남로4가 역에서
내려 끌리는 데로 아무 곳으로 걸어가봤다.
그러다 1번 출구로 올라갔는데
금남로 근린공원을 만나게 된다.
계단을 올라 오른쪽을 보니 새로운 타입에 평화의 소녀상이 존재했다. 추운데 고생 많네요.
처음엔 중앙 공간만 찍었는데 저 멀리 뒤편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한번 가보았다.
와~ 이런, 안 가봤으면 정말 후회할뻔했다. 눈이 와서 그런지 공원 뒤편이 더 아름다워 보였다. 출발이 좋은데?
그렇게 걸어 결국 광주의 번화가인 충장로 시내까지 왔다. 사람들이 역시 무척 많다.
그곳에서 많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찍었지만
사람들 얼굴이 나와서 이곳에 올리지는 못하겠다.
괜히 내 동영상으로 인해 그날 애인 몰래 바람피는거
걸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하
그렇게 혼자.. 많은 커플 지옥을 뚫고
유유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간다.
사실 나는 사람 많은 곳 질색이고 나 혼자 왜 이곳에 온 거지? 라며 후회하지만 임무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그냥 사람들 가는 데로 후다닥 내 맘대로
동영상과 사진을 찍으며 걸어갔다.
근데 목표지점으로 이상하게 잘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
오~ 이곳이 상상마당인가?
엉겁결에 문화전당역까지 걸어왔다. 파사드도 보이고..
어흥! 찍다 말았다.
눈이 오니 버스정류장 마저 예쁘다.
그렇게 문화전당 성탄 트리를 만나게 된다. 좋아 이 사진이면 오늘 임무 끝이야. 하하하하
반짝이는 하트 막대기 너무 사고 싶었지만, 참는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아야 할 거 같다.
사람들 성탄트리 사진 찍느라 신났다. 나도..
뒤편 한옥 종각에는 보신각의 종을 모티브 삼아
광주만의 이름으로 만든 민주의 종이 있다.
이제 내년이 시작되는 날 저곳에서
희망의 종이 울려 퍼지리라.
유일하게 원형을 보전한, 구 전라남도 도청 건물은
5.18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이다.
허물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쓰고 있으니
나름 괜찮은 거 같아 보인다.
그나저나 건물을 비추는 빔이 너무 아름답다.
그렇게 성탄 트리를 떠나 사람들이 가는 곳을
좀비마냥 따라다니다.
큰 다리를 건너 동쪽 파사드가 설치된 AAC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 근처를 지난다.
하늘마당 옆 파사드 에스컬레이터는 위의 바코드를 이용해 파사드 스크린에 글씨를 넣을 수 있는 앱을 설치하여
실시간으로 자신이 만든 글씨를 4글자씩 사람들에게
뽐내볼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해보고 싶었지만 사람도 많고 시간이 촉박해 포기한다.
그 옆에는 문화정보원 건물 지붕 위 유리 형태의 디자인을 볼수있다. 눈이 오니 꼭 얼음 같네..
하늘마당은 원래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다.
저곳 잔디로 올라가 뭔가 먹거나 돗자리 깔고 하늘 보며 누워 쉴 수 있는 공간이지만 눈이 와서 이용할 수 없다.
(금연구역)
쉴 수 없으니 눈싸움이라도..
그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ACC(Asia Culture Center) 공간으로 내려간다.
입구에 누가 마스크를 버리고 가서 기분 살짝 나빠짐..ㅎㅎ
눈과 조화로워지니 조명마저 예뻐 보이고..
예술 극장 건물에서는 내가 원하는 느낌의 장식물이 화려하게 나를 맞이했다. 좋아 이런 사진이야!
Happy New Year! 2023
다만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2023의 숫자들을 가린 게 많네, 흙흙..
그냥 아무 곳이나 가보기로 했다.
코앞 문화창조원 전시실도 가보고..
여러 작품들을 감상하려 했지만 사람들도 돌아가고 시간 때가 끝나가는 모양이다. 그냥 대충 보고 나가야 할 듯싶다.
그렇게 또 다른 성탄 트리가 있는 도서관이 꼭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저녁 8시 마감 직전에 도착하게 된다.
걸어가는 사이 다정한 사람들도 보이고..
야호 겨우 찾았다. 입구 좌측에 성탄트리가 있구나.
좋아 내가 원하는 사진이야! 찰칵! 찰칵!
오우 예쁘다. 우리 집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책들도 보이고..
와 짱이다. 도서관 너무 좋다.
컴퓨터도 이용가능하고..
도서관 느낌 너무 좋다. 내 타입이다.
책 좀 보고 싶었는데.. 흙흙
누구나 무료로 이용가능한 문화정보원 도서관,
개인적으로 내 집과 너무 멀어 아쉽다.
나같이 책안보는 사람도 이 분위기에 매료되어 자주 책을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정말 100점짜리 도서관이다.
그렇게 저녁 8시가 되자 퇴실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부랴부랴 아쉬운 맘 안고 그곳을 떠난다.
멋진 파사드
이것 저것 제대로 다 못 봐서 아쉬운데...
그렇게 ACC를 나오게 된다.
다음엔 꼭 제대로 다 돌아보고 싶다.
ACC는 대부분 무료이지만 유료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관심이 있다면 공식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이트인 https://www.acc.go.kr/ ☜ 사이트를 참조하면 되겠다.
임무완수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문뜩 빼먹은 미션이 있었으니..
아 맞다. 그 다리.. 부랴부랴 또 내려 걸어간다.
어쩌다 보니 이곳으로.. 오우, 추억의 영화 속으로.. 그렇게 다시 뒤로 돌아 엄청 걸었다.
지하철을 타면 안됐는데 괜히 탔다.
그렇게 광주교 건축물이 보인다.
원래 광주교 근처 광주공원 입구 계단 앞 광장에는
과거 포장마차들이 흥했던 곳이고
내 어린시절 작은 기억이 함께 하던 곳이다.
극장, 장수풍뎅이 뽑기, 난생 처음 본 솜사탕,
번데기, 고동, 공원 비둘기,
하지만 요즘은 다 사라진 거 같아 아쉽다.
다리 건축물을 지나니 이런 빛쇼를 보여준다.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다. 예쁘네..
그렇게 걸어 걸어 다시 지하철 역으로 간다.
여전히 눈 쌓인 동네, 난 이날 이후로 생각지도 못하게 강한 감기에 걸려 하루 종일 앓아누웠다.
아! 이제 2022년 올해도 얼마 안남았구나.
올해는 그럭 보람찬 삶을 산거 같아 나름 뿌듯하다.
내년에도 더 발전하는 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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