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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고구마 묵도 만드는 남자이다. 어머니께서 취미 삶아 친구들과 캐온 고구마들이 거실을 점령하고 나는 처치 곤란한 고구마 부대의 활용을 고민하던 차 결국 몸에 좋은 고구마 묵을 만들기로 결심하였다. 고구마만으로 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정보의 바다에서 긴급 입수하고 나한테는 재미있는 체험이 될 거라고 기대하며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워낙 요리에 관심이 많으니까, 우선 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냥 사면되는걸, 굳이 재미있는 경험을 위해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한다. 결국 거실을 점령한 굵직한 고구마들을 4kg 정도 선별하고 껍질들을 깎고 일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고구마가 단단해 잘 썰리지 않지만 손을 조심하며 열심히 썰어본다. 다다다닥다다다닥 헛헛.

 

 

잘게 썰어주며 믹서기에 들어가 곱게 갈릴 고구마들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한다.

 

 

믹서기에 잘게 잘린 고구마들을 넣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갈아준다. 물도 같이 조금 넣어서 갈면 더 잘 갈려질 것이다.

 

 

고구마들은 잘 갈려졌다. 갈린 고구마즙은 깨끗한 삼베천이나 면포에 담아준다.

 

 

면포에 담긴 고구마즙은 두 손으로 꼭 짠다. 하지만 나는 터프하니까 한 손으로 짠다. 헛헛 으라찻찻.

 

 

면포에 있는 건더기는 냉동 보관하고 나중에 고구마 부침 또는 튀김으로 만들어 먹어도 된다. 지금은 전분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면포로 짠 고구마 목욕물을 사용할 것이다. 이런, 체로 한번 이물질을 걸러야 한다는 것을 까먹었다. 깨끗한 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체로 한 번 더 이물질을 걸러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고구마 물은 전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3시간 정도 기다린다. *잠시 냉장 보관하면 더 빨리 전분(녹말) 덩어리를 모을 수 있다. 그 후 윗물은 따라내 버리고 밑에 가라앚은 하얀 전분 덩어리를 잘 모아놓는다.

 

 

모아놓은 전분 덩어리를 자연스럽게 베란다에 4~5일 말리면 전분 가루가 되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 이번은 빠른 결과물을 원하기에 집에 있는 과일 건조기를 이용 전분 덩어리를 조심히 넣어 온도 60도에 맞추고 2시간 정도 건조시킨다.

 

 

신기하다. 순식간에 정말 전분 가루가 만들어졌다. 알갱이 있는 거 같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물에 들어가면 흔적 없이 다 녹아버린다. 여기까지 고구마 전분 만들기는 끝이 난다.

 

꼭 한방향으로 저어야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묵을 쑤기 시작한다. 위에서 만든 전분을 이제 녹여줘야 하는데, 1(전분) : 5(물)의 비율로 섞고 소금을 조금 넣고 중불에서 한쪽 방향으로 저어준다.

 

점점 걸쭉해진다.

 

투명하게 익어가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준다. 점점 걸쭉해지면 1분 정도 더 저어 주고, 제일 중요한 공정인데 불을 끄고 꼭 뚜껑을 덮어 1분 정도 뜸을 들여준다.

 

 

자 이제 거의 끝이다. 뜸 들여진 걸쭉한 고구마 묵 액체는 식히기 위해 빈용기로 옮겨야 하는데, 재미있는 모양이 있는 틀이나 유리 재질이나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으면 되겠다. 하지만 난 바보같이 뜨거운 액체에 반응하는 환경 호르몬이 나올지도 모르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았으니.. 암튼 화상 주의하고 조심히 액체를 옮기도록 한다. 그리고 시원한 곳에서 한동안 식혀준다.

 

탱글 탱글 고구마 묵

 

드디어 식힌 고구마 묵을 용기에서 분리하였다. 손가락으로 튕겨보니 말랑말랑 하다. 식감도 좋을 듯싶다. 가장 보람된 순간이다. 볼 때마다 신기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고구마 전분을 만들 때 한 번 더 체에 이물질을 거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완성품이 약간 지저분하다. 그래도 뭐 처음치곤 성공이다. 나도 묵을 다 만드는구나. 으하하하.

 

 

자 이제 시식할 차례이다. 그냥 먹기는 뭐하고 양념장을 만들기로 하였다. 양념장은 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2큰술, 설탕 1/3큰술, 참기름 1/2큰술, 그리고 통깨는 취향에 맞게 넣어 만들면 되겠다.

 

고구마 묵 완성

 

만든 고구마 묵을 먹기 좋을 크기로 잘라 양념장을 얹어 먹어 보았다. 그렇게 확 맛있다고는 느껴지지 않지만 고구마 묵 특유의 달달함과 탱탱한 식감이 먹을만했다. 또한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 음식으로는 최고일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재미있는 요리 경험이었다. 오늘의 일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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