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을 찬바람에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비가 내린 후, 난 뜻밖에 발견을 하게 된다. 전날은 우산을 들어 빗길을 뚫고 저녁 늦게 캄캄한 밤 길을 걸어 집으로 도착했던 나인데..
아침 6시 30분쯤, 일어나자마자 대문을 열어 놓으려고 문쪽으로 걸어간다. 왜냐하면 내 텃밭이 궁금한 이웃 어르신들로 인해 한시도 문을 닫아 놓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순간 머릿속에 스치던 예전 내 어머니의 조언,
"시골에는 독사가 많으니까 어디든 걸을 때도 항상 확인하고 다녀라."
그 생각이 문득 스쳐, 잠이 덜 깬 나는 고개를 들어 주의를 살핀다. 대문에 다 왔을 때쯤 근처 낙엽더미 옆에 기다란 이상한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설마,
"헛, 이게 뭐야! 뱀인 거 같은데!"
순간 맘속으론 놀래긴 했지만 설마 독사일까 하여, 가지고 온 핸드폰으로 뱀을 자세히 확대해서 촬영해 본다.
"구렁이 종류일 거야. 그렇지, 구렁이.."
헌데, 사진을 보자 난 놀랬다.
"아, 이런.. 머리가 삼각형인데!!"
그렇다 독사의 기본적인 형태인 삼각형 머리였던 것이다. (대한민국 뱀만 해당함) 난 부랴부랴 아궁이를 지피던 굵고 긴 막대기를 냉큼 달려가 가져왔다. 긴 막대기로 그 독사를 내 집 마당에서 쫒으려고 애를 쓴다.
이리저리 건드려보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는 뱀, 독사의 전형적인 움직임이다. 웬만하면 움직이지 않는 독사.. 꼬리 끝도 뭉툭하니 일반 뱀과는 조금 다른듯하다.
결국 겨우 대문 밖으로 쫓아냈는데.. 하지만 또 걱정이다. 나이 드신 이웃들이 혹여나 독사에 물리면 큰일이니까. 독사가 가는 길을 막대기로 막아 보는데.. 재빠르게 요리조리 기어 다니는 독사.. 독사가 화가 나 입을 날카롭게 모두 벌리며 위협하려는 행동, 그것을 보니 사나운 맹수 같았고 물릴꺼같아 무척 무서웠다.
결국 긴 막대기로 있는 힘껏 독사의 머리를 여러 번 내리쳤더니 독사는 온몸을 베베 꼬고 마지막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죽고 만다.
순간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났다. 난생처음 독사를 만난 것이었기 때문에.. 독사가 완벽하게 죽은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고 멀리 사람들 없는 땅에 내다 버렸다.
"휴~ 다행이다." 그후 내 집에 방문한 독사에 대한 사진과 동영상을 첨부하여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냈더니 모두 놀란 눈치,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 항상 조심하라며 걱정한다.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시골생활인 거 같다. 독사 정말 조심해야 할 거 같다. 풀이 우거지거나 낙엽 쌓인 곳으로는 되도록 가지 않으며 집 앞 텃밭을 가꾸며 안전장비를 소홀히 했는데 이제 장화는 필수적으로 신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밤에 아무렇지 않게 걷던 골목도 손전등을 가지고 가는 습관이 생겼다.
한국 내에 독사는 총 4종으로, 살무사(살모사), 쇠살무사(불독사), 까치살무사(칠점사), 유혈목이(화사)등이 있는데.. 4번 중 한번 꼴로 독사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일반 뱀에 비해 독사에 물리면 상처자국 앞쪽에 두 개의 긴 송곳니 자국이 남는데, 먼저 신속하게 119 등에 응급요청을 하며 물린 곳으로부터 5~10cm 위를 적당히 압박하여 묶고 심장보다 아래로 고정하여 독이 더 퍼지지 않게 응급처치 후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게 좋다.
또한 뱀물림 사고는 5월에서 11월 사이에 빈번히 발생하며, 참고로 독사는 새끼가 더 위험한데, 어린 새끼들은 성체보다 독의 양을 조절하기 힘들어 더 많은 독이 주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다음날이 되자 텃밭에 놀러 오신 90이다 된 이웃 어르신이 갑자기 급한 듯 뭔가 가져다주라고 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곳을 따라가 보니.. 이런, 어제 뱀을 죽였던 우수관 주변에 뱀허물이 있는 게 아닌가.. 어르신께서 우수관을 지날 때마다 뱀허물이 징그러워서 치워주라는 뜻이었다. 난 그런 이웃 어르신이 너무 귀여우셔서 웃으며 뱀허물을 치워드렸는데..
그러면서 머리로 순간 스쳐 지나가는 생각,
"그럼 어제 독사가 두 마리였나? 주위에 한 마리 더 있었던 거였나?"
순간 난 정색되었다.
[일상다반사/일상 & 혼잣말] - 그냥 별일 없이 산다. 하지만 신경쓰이는 옆집 치매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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